[한겨레] 월가 ‘도미노 파산’ 국내 영향
조달비용 급상승…시중금리 인상 압력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 기여” 분석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국내 금융기관의 국외 자금조달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신용경색 심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 간부는 15일 “리먼 사태는 단일 사건이었던 1998년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사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금융시장 기반 붕괴와 이에 따른 도미노식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날 리먼브러더스와 관련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개별 채권채무 등 거래관계(엑스포저)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이번 사태가 국내 시장에 끼칠 파장과 미국 정부의 향후 조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의 리먼브러더스 투자금액은 7억2천만달러(6월 말 기준) 수준이며, 리먼이 발행한 채권과 파생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리먼브러더스 파산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주요 간부들이 출근해 상황을 점검하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재무담당 간부는 “리먼이 파산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미국 금융기관의 자금경색이 연속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쳐 국내 금융기관의 국외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염려했다. 그는 “조달비용 급상승으로 인한 국내 시중금리 인상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1일로 예정됐던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미국 국채(TB) 금리에 2%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를 요구하는 월가 투자자들로 인해 무산된 것은 이번 리먼 사태의 전조였다는 게 국내 금융권의 시각이다.
산업은행 경영전략 담당 윤만호 이사는 “국내외 금융기관들로서는 일단 사태의 추이를 바라보며 당분간 현금 자산을 꽉 움켜쥐고 있으려는 경향이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정부가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과 700억달러 규모의‘금융시장안정화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펀드가 리먼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정적인 전망에도 이번 리먼 사태가 장기적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화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의 시장 개입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1998년 9월 롱텀캐피털 파산 당시에도 미국 정부는 13개 대형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롱텀캐피털에 구제금융을 제공토록 하는 한편, 같은해 9~11월 잇따라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내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킨 적이 있다.
변상호 김진철 기자 byeon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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